피부색은 달라도 우리는 같은 노동자
29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 열려
2012년 04월 30일 (월) 12:43:35 한수진 기자 sj1110@catholicnews.co.kr

▲ 피부색은 달라도 우리는 같은 노동자입니다

“스탑 크랙다운! 살인적인 단속을 멈춰라!”

노동절을 이틀 앞 둔 4월 29일 오후 1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민주노총과 이주공동행동, 외노협 주최로 2012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가 열렸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이 30인 이하 영세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회 사회를 맡은 소모뚜 활동가는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일요일은 정말로 소중하다. 하루뿐인 휴일에 이주노동자들이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오래된 일이다. 우리의 요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메이데이 집회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내건 요구사항은 여느 집회보다 훨씬 많았다. ▲이주노조 등록 인정과 이주노조 간부들에 대한 탄압 중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강제추방 중단과 합법화 ▲고용허가제를 노동허가제로 전환 ▲재외동포 이주노동자의 전면적 자유왕래, 체류, 취업 보장 ▲이주여성을 포함하여 모든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차별, 착취와 폭력 중단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절 휴일 보장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사업장 무변경 및 사업주 허가 등의 조건 없이 체류기간 연장 보장 ▲고용센터는 사업주 편만 들지 말고 이주노동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단속 중 발생한 사고, 부상, 사망에 대해 출입국이 책임질 것.

▲ 불법사람 만드는 고용허가제 철폐하라!

인도네시아공동체의 임란 씨는 “공장에서 문제가 생겨 노동부에 가면 고용주의 말만 들어주고 노동자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임금체불과 언어폭력, 폭행 등으로 똑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고 도와주자”며 이주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크랙다운’의 공연으로 집회가 마무리된 후, 참가자들은 종로 2가를 거쳐 명동 성당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 노동권을 보장하라!”
“이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


우다야 이주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등이다. 노동자로서 평등하게 대우해주고,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했지만, 정부가 이주노조를 합법화하지 않아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이주노조 합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지 7년이 되었지만 정부는 이주노동자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고등법원이 이주노동자의 노조 결성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노동자의 체류 자격 여부가 노조 결성권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음에도 이주노조 설립에 대한 소송은 5년 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주노동자들, 반(反)이민 정서 확산 우려

한편 이주노동자들은 최근 수원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 사회에 확대되고 있는 반(反)이민 정서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필리핀 공동체 ‘카사마코’의 존스 갈랑씨는 “이번 사건은 매우 특수한 경우이다.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그 사람(가해자)와 같지 않다. 이주노동자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한국인들처럼 우리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일을 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은 직업을 구하기 어렵고, 직업이 있어도 임금이 낮아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서로 싸우지 말고,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 힘을 모아 공동의 적에 맞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은 매우 과장돼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외국인 범죄자 비율은 1.78퍼센트인데 비해 내국인 범죄율은 3.58%로,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2배 가까이 높다. 그럼에도 이주민 관련 범죄가 발생할 때 마다 언론은 외국인 범죄가 심각하다고 앞 다투어 보도하고, 일부에서는 모든 이주민을 범죄자 집단인 것처럼 매도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의 메이데이 집회가 열린 29일은 성소주일이자 이민의 날이기도 했다. 일생을 나그네로 살았던 예수가 오늘날의 이주노동자들을 만난다면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피부색은 달라도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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