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김소연 “대변하지 않고, 함께 싸우겠다”

2012.11.29 11:22

노동자대통령 김소연 조회 수:2812

대구 찾은 김소연 “대변하지 않고, 함께 싸우겠다”
“새누리냐 민주냐, 선택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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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노동자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김소연(무소속) 대선후보가 대구를 찾아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인이다. 무엇을 대변하지 않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28일 저녁 8시 김소연 후보는 <김소연 후보지지 대구경북 선언자 모임>의 주최로  동대구역 회의실에서 열린 후보 초청 강연회에 강연자로 나섰다. 투쟁사업장 노동자를 비롯해 대구경북지역 노조 활동가, 장애인 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2006년부터 투쟁하면서 자본과 권력의 힘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노동자 스스로 뭉치는 것 밖에 없다고 느꼈다”며 “어려운 결정, 쉽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하는 것에 감사의 말씀을 표한다. 함께 투쟁해 나가겠다”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득재(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철수가 철수하면서 새정치를 말했지만, 노동정치 없이 어떤 새정치가 있겠냐”며 “노동자가 심심하면 죽는 시대가 됐다. 모든 운동이 바닥을 친 오늘 정파는 비정규파 밖에 없다. 극우의 땅 대구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김소연 후보의 행보가 큰 의미가 있다”며 김소연 후보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냐 민주냐, 선택만 강요받는 현재,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김소연 후보는 서울의 기륭전자에서 1,895일 간의 싸움 끝에 정규직화를 이뤄냈다. 당시 90여일이 넘는 단식농성 등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예비후보 등록 후에도 본 후보 등록이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민주노총의 조직적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3억의 선거 공탁금과 선거운동 비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현장 노동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소연 후보는 “이전에 정규직으로 일하던 회사가 폐업하면서 파견직으로 기륭전자에서 일을 시작했다. 3년 정도 일하다 보니 너무 열악한 환경에 분노가 생겨 노조를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10명은 복직했지만, 여전히 구로공단에는 3개월, 6개월짜리 계약직이 넘쳐난다. 우리 사업장 문제는 해결됐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의 고통에 함께 하고자 지금까지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쟁이 1,000일 지나고, 단식 60일차 쯤 되니 주변에서 어떻게든 합의를 시킬려고 하더라. 제3회사로 고용하면 안되겠냐는 안을 한나라당도 내고, 당시 민주노동당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거짓과 진실의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투쟁 당시를 회고했다.

김소연 후보는 “작년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하는 모습을 봤다. 저 또한 민노당 창당부터 당원이었다. 잘 몰랐지만, 노동자당이다 생각하고 가입해 어떻게든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내 정리해고법과 비정규직법을 만든 당사자인 신자유주의 세력 국참당과 통합하더라”며 통합진보당 창당을 비판했다.

이어 “국참당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가서 1시간 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했다. 끝나고 나오는데 토론회를 기획한 국참당 쪽 사람이 ‘비정규직 법안이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니었으면 비정규직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하더라. 이미 9백만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몰렸는데, 더 양산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냐. 이후 10여년을 몸담았던 당을 나왔다. 아니, 그분들이 몰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마 하면서 완주하는 노동자후보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소연 후보는 “기존 정당이 진보정당, 노동자정당이라고 할 수 없더라. 411총선 때 투쟁을 통해 돌파하자며 희망광장 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언론에 기사 몇 줄도 안 나더라.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고 노동자 중심의 계급정당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대선이 있었다”며 “통진당, 진정당도 사퇴를 전제로 출마하고 있었다. 우리는 새누리냐 민주냐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최악이냐 차악이냐는 것 밖에 없었다”며 야권연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연 후보와 함께 선거를 치르는 이들은 대선 출마와 더불어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진당 사태와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의 야권캠프행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정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던 이들이었다. 노동자들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선거를 시작했다.

“무엇을 대변하지 않겠다. 투쟁하는 이들과 함께 싸우겠다”

김소연 후보는 대선 핵심 과제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기와 경쟁과 삶의 불안이 없는 세상 △차별과 배제가 없이 함께 사는 세상 △핵과 전쟁과 환경파괴가 없는 세상을 제출했다.

다른 후보들처럼 재정마련 방안 등을 제출하고 있지 않다. 준비가 늦어 정책적 과제를 마련할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소연 후보는 “정리해고․비정규직을 없애는 걸 비용만으로 이야기 할 수 없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아들이 가져간 배당금 687억원의 몇 퍼센트만 있어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가능하다. 소수의 재벌이 가져간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장애인 활동보조 문제도 비용으로만 이야기 한다. 효율성과 이윤만 따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가 곧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오기 전 장애인대선연대 초청 토론회에 다녀왔다. 후보들이 무엇을 하겠다고는 말한다. 민주당은 부양의무자 폐지에 답변 안 하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하겠다고 말했다. 저는 무엇을 대변하겠다고 하지 않고, 장애인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며 “비용과 예산 삭감을 이유로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는 대선 끝나고도 힘차게 싸워야만 쟁취할 수 있다. 누가 누굴 대변하는 게 아니라, 투쟁하는 여러분이 노동자대통령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희망버스 활동을 언급하며 “고통의 근원이 어딘지 이야기하고 실천한다면 힘있는 대선 투쟁이 될 것이다. 정치희망버스를 출발시켜보자”며 “노동자, 장애인, 강정해군기지 등 자본과의 싸움이다. 12월 15일 광화문에 결집해 유세 투쟁을 함께 해 보자”고 제안했다.
 
진보신당과의 대선 공동대응 논의 과정에서 의견차가 생겨 출마한 김순자(무소속) 대선후보와의 연대 가능성 여부를 두고는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제 개인의 결의로 출마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고자 하는 이들이 토론하고 결정한 것이어서 당황스러운 면이 있었다. 이 투쟁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야권연대 구도 속에서 근소한 표차로 문재인 후보가 낙선한다면 비난을 받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소연 후보는 “비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좋겠다. 안철수 캠프로 건너 간 민주노총 간부가 노동운동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비난하는 분들에 연연하지 않고 함께 투쟁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연회를 마친 후 김소연 후보 지지 대구경북 선언자모임은 대구와 경북에 선거투쟁본부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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