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버스, 택시 노동자...30m 철탑농성 돌입

2012.12.02 15:23

참세상 조회 수:2823

 

전북 버스, 택시 노동자...30m 철탑농성 돌입

2일 새벽 전주 백제로 변 야구장 조명탑에 올라..."노동탄압 중단하라"

2일 새벽 3시 40분경, 민주노총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 전북고속지회 쟁의부장 정홍근 씨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천일교통 분회장 김재주 씨가 전주 종합경기장 백제로 인근에 있는 30m 야구장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전북지역의 토호세력 운수자본과 지방정부, 그리고 수 십년 전북지역을 집권한 정당은 한겨울 새벽 우리를 천 길 낭떠러지 철탑에 오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면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2일 새벽 3시 40분경, 민주노총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 전북고속지회 쟁의부장 정홍근 씨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천일교통 분회장 김재주 씨가 전주 종합경기장 백제로 인근에 있는 30m 야구장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출처: 참소리]

지난 1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택시 노조를 설립한 전주 천일교통 택시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천일교통분회는 노조 설립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해고자만 5명이다. 이 들은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복직되었지만, 최근 한 명의 노동자가 다시 해고를 당했다.

그리고 이들은 사측에 기업별노조에게 제공되는 노조사무실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할 수 없이 회사 내 천막을 쳐 노조사무실로 사용하였지만, 회사 전기를 사용했다며 전기 절도 혐의로 고소하고, 손배가압류 등 각종 고소고발로 발이 묶여 있다.

김재주 천일교통 분회장은 “투쟁밖에는 이 상황을 이겨낼 방법이 없다”면서 자신이 버스노동자와 함께 철탑에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철탑농성을 시작한 정홍근 씨는 72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북고속 쟁의부장이다. 전북고속지회는 지난 2010년 12월 8일 전주시내버스 5개사와 함께 파업을 벌였다. 정홍근 전북고속 쟁의부장은 2010년 12월 8일 이후 전북고속 운전대를 잡아 보지 못하고 있다. 2년 이상의 파업. 현재까지도 전북고속 사측과 교섭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

정홍근 쟁의부장은 지난 4월 총선에도 서울에 상경 약 한 달 이상의 시간은 민주당 정세균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같은 기간 남상훈 전북고속 분회장 겸 버스노조 전북지부장은 49일이라는 시간동안 단식을 벌였다. 그들의 요구는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버스사업주의 노조 인정’ 크게 이 두 가지였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서 지역수권정당으로서 자기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차례 민주당과의 만남과 대화가 있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선거가 끝나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한국노총과 버스사업주 등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민주노총 버스노동자들은 장기간 투쟁에 상당한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최근에는 민주노총이 많이 약해져서 더 이상 파업과 같은 투쟁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 입에서 전해졌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해 버스노동자들의 분노는 더욱 뜨거운 상황이다.

지난 11월 29일 3차파업은 민주당과 행정당국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여 경고성 파업의 의미가 컸다. 그리고 12월 2일 비로서 버스노동자는 철탑으로 올랐다. 그리고 버스노동자는 절규한다.

"2년 이상 방치한 버스문제, 민주당, 전북도, 전주시는 적극 나서라"

이제 응답이 필요할 때이다.

참소리는 잠시 정홍근 전북고속 쟁의부장과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버스노동자들의 요구가 간단하다고 말한다. <기사제휴=참소리/편집=참세상>


[인터뷰] 30m 철탑에 오른 정홍근 전북버스노동자

  철탑농성에 들어 간 정홍근 전북고속지회 쟁의부장. 지난 2월 감사원 전북고속 감사를 촉구하면 1인 시위를 벌였다. [출처: 참소리]

많이 춥죠?

지난 3월보다 견딜 만하다. 바람이 많이 불고, 흔들리기는 하는데... 당시에는 너무 외로웠다. 서울에 올라가 우리 문제 해결해달라고 그렇게 호소했는데, 노동자 문제 관심에 정치권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외로웠고, 그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래 동지들도 와서 우리에게 응원을 주고 있어서 견딜 수 있다.

올라가시기로 결심하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투쟁하는 노동자라면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전북고속지회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버스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싶었다. 총선 당시, 민주당은 우리에게 버스문제 해결을 약속했는데, 이를 어겼다. 그리고 대선이 되면서 우리에게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철탑에 오르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7월 어렵게 현장복귀 결정을 하고 우리 조합원들한테 배차, 노후차량 지급, 해고 등 탄압이 들어오고 있다. 현장복귀 결정의 경우, 사회적 양보를 한 것이지 힘이 없어서 복귀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은 서울 중앙당에 민주노총이 많이 축소되어서 이제는 파업을 못할 것이라고 보고하는 등 기만적으로 노조를 대하고 있다. 너무 불합리한 것 아니냐. 합법적인 우리 투쟁과 파업에 대해서는 탄압을 하고, 2년째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답답한 심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신문, 방송 등 언론에 알리고 싶었다. 노동자들이 탄압은 탄압대로 받고 있지만, 불합리한 것들에 싸우고 있다고...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이 약속을 했나요? 직접 들으셨어요?

우리가 정세균 선거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당시 정세균 후보가 직접 면담요청을 했다. 그래서 만났고, 당시 정 후보는 총선 승리만 하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의 국회 내 위치도 있고, 확실히 해결해주겠다고 말했고,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 당시 서류로 그 약속을 받으려고 했는데, 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믿어라. 노동자는 친구다”라면서 강하게 약속을 해 전주로 내려왔다. 그런데 민주당 총선 끝나고 뭐했냐? 오히려 정세균 의원 토크쇼 등에서 투쟁했다고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200만원이던 것이 70만원으로 낮아졌다. 우리는 선거 이전부터 민주당에게 버스문제 해결을 하라고 요구했던 것이 참작되었다.

  지난 7월, 정세균 의원과 민주당은 버스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라면서 규탄 기자회견을 버스노동자들이 열었다. [출처: 참소리]

전북버스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민주당, 전북도, 전주시에게 요구하는 것이 뭔가요?

우리는 많은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당국은 버스 관련 행정문제를 행정대로 집행하고, 부당하게 지급된 보조금을 환수하면 된다. 전북고속은 허가 나지 않은 노선을 임의대로 불법운행하기도 했고, 신고한 노선에 대해서는 뛰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동안 이런 불법운행에 지급된 유가보조금을 환수하라는 것이다. 여객운수사업법에도 나와 있다. 잘못 수급된 유가보조금은 환수조치를 취해야 하고, 문제가 된 회사에는 6개월간 유가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노선 인 허가권을 가진 전북도와 전주시가 막대한 국민혈세를 이렇게 낭비하고 있다. 그런데 계속 노사문제는 3자가 개입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은 속 터진다. 행정당국이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우리가 투쟁이라도 합법적으로 하면 즉각 행정조치에 탄압을 하면서, 사측이 불법을 하면 절차에 따라 집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버스파업 해결도 해결이지만, 전라북도와 전주시 행정당국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싶다.

언제까지 계실 생각으로 올라가셨어요?

당연히 해결이 될 때까지이다. 이번에 올라올 때 각오 단단히 했다. 침탈하면 마지막 모든 것을 걸고 사수하겠다. 혹시라도 공권력과 행정당국이 침탈할 마음을 갖고 있다면, 전북에서 얼마나 시끄러운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고 침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정말 2년 동안 우리 버스노동자들은 다 해봤다. 파업, 삼보일배, 단식, 천막농성, 길거리 노숙투쟁. 기자도 잘 알거다.

버스노동자들은 문재인 후보 버스문제 해결 전에 전북유세 오면 파업한다고 선언하셨는데요?

물론 민주당 텃밭이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어쨌든 대선 출마를 했다면 자기 텃밭에서 2년 이상 해결되지 않은 버스파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와야 한다. 버스파업 현장에는 오지도 않았다. 전북은 텃밭이니까, 버스파업은 등한시해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버스노동자를 두 번 주기는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에게 약속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심 자체를 가지지 않는 것은 너무하다.

  전북버스노동자들은 현재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여의도 선거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출처: 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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