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용접해 정문 봉쇄...노조, ”최강서 열사 뜻 받들자”
[종합]고인 애도 행렬 줄이어...매일 한진중 정문 앞에서 집회 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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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종합] 한진중 용접해 정문 봉쇄..."최강서 열사 뜻 받들자"
고인 애도 행렬 줄이어...매일 한진중 정문 앞에서 집회 열기로

 

21일 오후 7시 30분 故 최강서 열사의 죽음으로 무기휴업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노동자, 시민 400여 명이 부산 영도 한진중 조선소 앞에 모였다. 그 시각 굳게 걸어 잠긴 한진중 정문 안쪽에서는 회사 지시로 출입구를 봉쇄하는 용접이 한창이었다.

한나절 쏟아지던 비가 조금 잦아들면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과 연대를 위해 달려온 노동자, 시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민주노조 하겠다는 놈 싹을 자르겠다는 조남호에 맞서 3년을 싸웠다. 그런 조남호에 맞서 싸우는 것이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묵묵하게 잘못된 사회 바꾸자는 게 그렇게 큰 죄인가. 결국 최강서 열사는 싸늘한 죽음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며 “35년 노동자 생활의 좌절을 열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당당하게 투쟁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이혜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은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떨어뜨린다고 했는데 유신독재 퍼스트레이디가 당선됐다”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서른다섯밖에 안 된 최강서 동지가 목숨을 잃었겠느냐”고 말했다.

정의헌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어린 자식들 놓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나. 민주노총 임원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민주노총이 단결하고 연대하지 못한 결과다. 하루빨리 단결하고 연대하자”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정문의 철창을 뜯어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철창은 굳게 잠겨있었다. 철창 너머 봉쇄한 정문 안 쪽에는 회사 쪽 관리자 수십여 명이 서 있었다.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은 굳게 잠긴 한진중공업 정문을 붙잡고 "우리가 피땀흘려 일구어 놓은 회사다. 경영할 자신이 없으면 조남호 네가 나가지 왜 우리를 죽이냐"고 외쳤다.

이에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되고 강서를 한 번도 못 봤다. 오늘 아침 기업노조가 유인물 뿌리는 걸 강서가 봤다. 우리는 용기가 없어 죽지도 못했다”며 “우리 잘 먹고 잘살기 위한 게 아니라 회사 살리려고 하는 거다. 죽지 못할망정 그 동지의 뜻 모아 함께 싸워야 한다”고 소리쳤다.

통합진보당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논평을 내고 “출근 이틀 만에 무기한 휴업발령을 내고 노조를 상대한 한 소배소도 취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 측은 '사측의 노동탄압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억지'라는 망발을 쏟아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용서받지 못할 언행은 삼가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등으로 구성된 최강서열사투쟁대책위원회는 내일(22일)부터 매일 저녁 7시 30분에 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민주노총을 비롯해 지역의 종교단체, 사회단체 등 폭 넓게 대책위를 구성해 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족과 대책위가 향후 장례절차 및 투쟁 일정을 논의 중이다.

한편,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은 고인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3신 18:00] 박근혜 당선 이틀만에 열사정국, 최강서 열사대책위 결성
굳게 잠긴 한진중공업 정문... "강서를 살려내라"

故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자살 이유가 회사의 노조탄압과 복직 후 무기휴업 때문이라는 유서가 밝혀짐에 따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민주노조사수, 손배 158억 철회 사회적 타살, 강제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열사대책위)’를 구성하고 투쟁에 나섰다.

21일 오전 목을 매고 사망에 이른 故 최강서 열사는 가족에게 남긴 2장의 자필 유서와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유서에서 “158억 원의 손해배상과 노조탄압이 견디기 힘들다”고 남겼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 정리해고로 사회적 문제가 된 곳이다. 김진숙 씨가 85크레인에 올라 309일간의 고공농성을 진행했고, 국회 청문회에서 조남호 회장이 권고안을 받아 정리해고자를 1년 후 재고용하는 조건으로 노사합의를 이뤘다. 1년 후 92명의 정리해고자들이 복귀했으나, 복귀하자마자 강제휴업을 당했고, 일감부족으로 6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장기휴업 중이다.

또, 회사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를 상대로 158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198일째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열사대책위는 21일 오후 4시 30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조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사의 죽음 헛되지 않게 우리 손으로 정리해고제 철폐하자”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논의 결과 모든 대책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회사는 노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비조합 영업을 강제로 폐쇄하고, 지회 사무실을 12월 26일까지 공장 밖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며 “이는 금속노조를 무력화 하겠다는 의도”라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인의 동생은 “꼭 이겨서 더러운 세상 깨끗한 세상으로 바꿔달라. 우리 형의 죽음이 그냥 헛되이 묻히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조원들은 “최강서를 살려내라”며 회사 문을 두드렸으나 한진중공업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박성호 한진중공업수석부지회장은 “벌써 네 사람이나 죽었다. 이렇게 감옥처럼 문을 굳게 닫아놓고 있으니 노동자가 살아남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박 부지회장은 “강서가 대선 끝나고 허탈해했다. 그러나 책임은 민주당에게도 있다. 함께 투쟁했다면 강서는 죽지 않았다”며 “이 투쟁 길어지겠지만 꼭 승리해야 한다. 최강서를 살려내고 민주노조 사수하자”고 말했다.

한편, 열사대책위는 21일 오후 7시 30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한다. 현재 고인의 장례식장은 부산 영도구 대교동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故 최강서 열사 약력

최강서(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
생년월일 - 78년 7월 20일생
회사입사일 - 2001년 6월 6일
정리해고 - 2011년 2월 14일
재고용 - 2012년 11월 9일
가족관계 - 부모님,부인과 2남이 있음

 

[2신 16:20] 한진중 고인 추가 유서..."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故 최강서 한진중지회 조직차장이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

고 최강서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유서가 추가로 공개됐다. 고인이 남긴 유서는 20일 오후 7시 휴대전화 메모장에 기록한 것이다. ‘유서’라는 제목의 글은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는 말로 시작한다.

고인은 “민주노조사수 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악질 한진자본...”이라고 남겨 앞서 자필로 남긴 유서에도 언급한 158억원의 손해배상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고인은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못하겠다”라고 남겨 18대 대선 결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어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 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 주십시오.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라며 지회를 탈퇴하고 기업노조를 설립한 동료들에게도 부탁을 남겼다.

다음은 고인이 남긴 유서의 전문이다.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 내가 못 가진 것이 한이 된다. 민주노조사수 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못하겠다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 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 주십시오.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


[1신: 15:00] 158억 손해배상, 노조탄압 압박감...한진노동자 목숨 끊어


▲故 최강서 조합원의 유서

21일 정리해고, 복직문제 갈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의 죽음이 회사의 158억 손해배상 청구와 민주노조 탄압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은 21일 오전 8시 40분경 노조 회의실 비상탈출용 소방기구에 스카프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지회 관계자들이 인근 영도 해동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오전 9시 41분경 사망했다. 현재 고인은 부산시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지난 11월 9일 고인을 포함한 정리해고 노동자 92명은 1년 9개월 만에 복직했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바로 휴직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합의 당시 사측은 “손해배상 금액을 최소화 하겠다”고 했지만 50억 정도 규모였던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현재는 158억까지 불어났다.

때문에 노조 간부로 일하던 최 씨도 장기간의 노조탄압과 손해배상 청구에 많은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고인은 유서를 통해 “슬픕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죽는 것보다 맘이 더 아픕니다. 민주노조 사수, 158억...죽어서도 기억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지회는 회사 정상화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지난 6월 7일부터 198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작년 11월 합의 볼 때 개인적인 소송은 모두 취하했다. 회사가 업무방해 등 정리해고 사태 당시에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다. 50억 정도였던 금액이 현재 158억까지 늘어나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주가 없다고 하지만, 얼마 전 필리핀 수빅 공장은 또 수주를 받았다. 현재 군함과 특수업무에 대해서는 250여명이 조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모두 제2노조 조합원들”이라며 “사측의 민주노조 탄압으로 인해 사람이 죽음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고인이 안치된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 4층

최 씨의 유족은 고인의 장례절차 등을 한진중공업지회에 모든 내용을 위임했다. 회사 쪽 관계자가 장례식장을 찾았으나 유족과 조합원들에 의해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진중공업지회와 민주노총부산본부, 시민사회단체 등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대응을 논의중이다.

부산=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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